지난 10일 국기원 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최상환씨가 국기원 정만순 원장 앞으로 한 통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내용증명을 통해 오대영 연수처장 겸 사무처장 직무대행(이하 처장)의 비리 의혹과 손천택 연구소장의 부적절함을 제기, 국기원 자체조사를 요구했다.

우선 최 연구원은 지난 9월 국기원 손천택 연구소장과 하극상 문제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바 있다. 9월 18일 1차 징계위원회 초심에서는 해고라는 중징계가 내려졌지만 원장의 최종결정에서 정직 2개월과 직위해제의 징계가 내려졌다. 최 연구원은 이에 불응하며 재심을 청구했지만 지난 3일 재심 징계위원회는 1차 징계 원안을 그대로 유지시켰다.

최상환 연구원에 따르면 1차 징계위원회가 열리던 날 오전, 오현득 행정부원장이 나를 불러 “충분히 이해한다. 없었던 일로 할 테니 조용히 넘어가자. 연수원으로 자리를 옮겨라”며 회유를 종용했지만 최 연구원은 이에 대해 “또 욕먹는 짓이다. 잘잘못을 조사했으니 결과를 보고 정상적으로 처리해 달라. 변호사, 노무사까지 불러놓고 뭐하는 거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의 이 같은 반응에 오 부원장은 화를 내며 “후회하지마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고 결국 징계위원회 초심에서는 해고란 중징계가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만순 국기원장의 최종 결정에서 2개월 정직에 직위해제로 징계수위가 낮아졌지만 최 연구원은 “징계위원회 자체가 절차 위반이었고, 실체적 위법성이 있으며, 정작 조사해야할 연구소장은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이제는 절차와 적법성을 떠나 국기원이 냄새가 나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많은 태권도인들에게 죄 짓는 기분이다”고 성토했다.

더불어 “이제 내 개인의 문제를 떠나 태권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기원과 태권도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다. 이번 내용증명이 시작이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이 국기원장 앞으로 보낸 ‘오대영 처장의 불법행위 조사 요청서’ 내용을 살펴보면

1. 월단을 두 번씩이나 하여 9단까지 승단하게 된 의혹.
2. 돈을 받고 월단심사를 하게하고, 전산조작 등을 통하여 불법으로 월단을 시킨 의혹.
3. 국기원 규정도 무시하고 2계급 점프 승진을 2번씩이나 하여 현재 1급이 된 의혹.
4. 연수원에 근무하며 자격시험과 관련한 시험지와 모범 답안을 만들어서 수년간 팔아먹다가 2008년에는 더 이상 시험지 장사를 할 수 없게 되자 시험도중에 시험지를 걷어서 불합격을 시켜 교육생중 일부가 소송을 제기, 국기원이 손해배상과 함께 망신을 당했으며, 해외에서도 자격증을 팔아먹고 있다는 의혹.
5. 국기원 사범교육에 대리인을 참석하게 하여 자격증을 발행한 의혹.
6. 2010년 국기원이 특수법인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본연의 업무는 뒤로한 채 끊임없는 권력투쟁 속에서 징계성 대기발령을 2회씩이나 받다가 결국은 해고를 당했으나 오 부원장이 구제. 그러나 그로인해 국기원은 막대한 비용과 희생을 치러야 했고, 국기원의 위상은 바닥에 떨어졌지만 그와는 반대로 오대영은 자신의 특기인 권력유착과 직원들의 사찰을 통하여 명실상부하게 국기원 실무를 총괄하는 최고의 위치에 올랐음. 특히 평소 오대영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자신을 추종하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는 결국 퇴사(3명)를 하게 하였고, 직원들에 대한 사찰과 감시체계를 가동, 인권유린까지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의혹.
7. 언론유착을 통해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언론사 사주를 돈으로 매수하여 폭로성 기사를 쓰게 한 후 이사회에서 그 정적들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민 의혹.
8. 최근에는 사무처장 직무대행 겸직 완장까지 찼고, 그 영역을 넓혀서 자신의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멀쩡히 일 잘하고 있는 연구소 회계직원과 연구원을 아웃시키는가 하면 자신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무능한 연구원은 관례와 규정까지도 무시하고 사전에 모의해서 정규직원으로 채용한 후 승진까지 시키는 등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국기원이 썩어빠진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의혹
9.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최상환 수석연구원을 제거하기 위하여 손천택 교수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해 왔고, 하극상이라는 조작극을 벌여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후 내용을 조작하여 징계위원회에서 해고를 결정하게 하였으며, 결국은 징계를 받게 한 의혹.

최 연구원은 위의 9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국기원 규정에 따라 조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덧붙여 내용증명에는 “오대영 처장과 손천택 교수는 차기 집행부 상근임원이 되어 정년퇴임 후에는 자신들이 국기원을 통치할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며, “손천택 연구소장은 허위보고, 권력남용, 월권행위, 업무방해 등을 본인이 저질러 놓고는 최상환을 징계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내용증명을 받아든 당사자인 오대영 처장은 “불명예스럽다. 부하직원이지만 개인 자격으로 최상환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특별 심사로 인해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근창 사무처장 해고에 이어 오대영 처장의 비리의혹까지 제기되며 국기원 현 집행부의 부실한 행정과 인사관리체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goodoo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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