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단은 6개월 동안 기초체력 및 전문체력 강화와 전술능력 향상을 위한 강도높은 훈련을 하고,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도하로 떠났다.

그 결과, 9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당초 목표로 한 7개의 금메달을 초과 달성하면서 한국이 종합순위에서 일본을 누르고 2위를 차지하는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 아시아경기대회 태권도 경기는 대회 전 대표자회의에서 발표한대로 다른 국제대회보다 득점의 강도를 높여 10점 이상의 득점을 올리면서 경기의 승패를 결정하는 선수들을 보기가 매우 어려웠다. 득점의 강도를 높여 마치 예전의 경기를 보는 듯하였으나 여전히 심판의 판정은 관중, 코치진, 선수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또 주심이나 부심들의 경기 중 득점에 대한 이의제기로 경기가 중단되는 사례가 빈번해 매끄럽지 못한 경기운영이 올림픽 영구종목 채택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기운영 필요 

우리 선수들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선수 개개인이 훈련으로 단련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잘 싸워 주었지만 국내경기에서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내용들이 이번 경기에서도 변함없이 나타나 입맛이 개운치 않았다.

금메달을 향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선수단, 코치진들의 노고와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기운영과 다양한 기술구사, 강한 승부욕, 투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점차의 긴박한 승부가 이루어진 상황이라면 어느 누구도 우리 선수단의 경기운영 형태를 탓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기내용을 펼쳤느냐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른 국제대회와는 달리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경기 등은 종합경기로서 국가적인 행사이므로 많은 국민들이 우리 선수단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경기라는 것이 자기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혹은 보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태권도하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우리 선수들에 대한 보편적인 판단기준이 있는데, 점수를 지키기 위해 상대를 끼면서 잡거나, 공격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거나, 몇 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도망가는데 급급하는 선수들의 행위 또는 단순한 돌려차기 위주의 경기는 결코 인기종목으로 발돋음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말 것이다.

● 박진감 있는 경기해야 TV중계 살아 

주제가 넘는 제언인지는 모르겠지만 경기를 직접 보면서 느낀 점은 우리 선수들이 첫째 강한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는 기본기술에 충실하여야 한다. 셋째는 남녀 구분 없이 받아차기 뒤차기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자신감과 과감성을 강화해야 한다. 다섯째 상대선수에 대한 분석능력과 자신의 지적인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텔레비전을 중계하는 방송인들도 재미나고 박진감 있는 경기는 시간을 더 할애해서라도 선수들의 움직임을 화면에 비추어 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기는 경기가 끝나는 대로 곧바로 다른 종목으로 연결해 버린다. 이같은 방송인들의 냉정함과 엄격함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국현 한국체육대학교 교수(KBS 태권도 해설위원)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국현 한국체육대학교 교수(KBS 태권도 해설위원)
•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