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이 북경 세계선수권대회에 전자호구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테스트대회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WTF는 오는 3월 3일과 4일 이틀간에 걸쳐 인천에서 지난해 9월 공인계약을 체결한 라저스트(LaJUST)사의 전자호구 제품을 착용하는 ‘전자호구 테스트대회(이하 테스트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WTF는 이번 주 중으로 대회일정과 장소를 최종 확정하는 한편 5개 대륙연맹에게 대회 개최에 따른 제반사항을 통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제10회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라저스트사의 전자호구 시연회 모습.

지난해 12월 WTF가 182개 회원국에 보낸 올해 사업일정에는 2~3월 중 전자호구 테스트대회 개최가 포함돼 있다.

WTF는 그동안 출전체급, 대회성격, 참가자격 등 대회요강은 물론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의도적으로 테스트대회를 유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었다. 그러나 WTF가 테스트대회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이와 같은 의혹들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대회는 세계 50개국 선수단을 초청, 올림픽 체급인 남녀 각각 4체급으로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테스트대회를 개최하는 근본적인 취지가 전자호구 제품의 점검에 있기 때문에 최소한 4코트 이상의 경기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회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라저스트사의 전자호구 제품의 북경 세계선수권대회, 2008년 북경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 도입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WTF는 테스트대회에 실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 위원들을 참석시켜 라저스트사의 전자호구 제품을 평가하고 북경 세계선수권대회 도입여부를 최종 결정토록 할 계획이다.

실행위원회는 총재와 부총재 6명, 사무총장 1명, 재무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7월 25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렸던 총회에서 새롭게 신설됐다. 시급한 결정이 요구되는 안건을 논의하고 시행에 옮기기 위한 조직이다.

만약 실행위원회 위원들이 전자호구 도입을 결정하면 WTF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통보하는 한편 2008년 북경올림픽에서의 전자호구 도입을 공식화하게 된다.

지난 10일 조정원 WTF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전자호구 테스트대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실행위원회 위원들이 북경 세계선수권대회 도입을 결정하면 시간 관계상 집행위원회(WTF Council) 위원들에게는 이메일을 보내서 추인을 받을 것”이라며 후속절차도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 9월 태국에서 열렸던 제1회 월드컵단체대항대회에 35개국이 참가했던 전례를 들어 전자호구를 착용하고 경기를 직접 치러본다는 의미만 있는 이번 대회에 과연 50개국이나 참여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홍철 기자
•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