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과 서울시태권도협회 대외협력단과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서울시태권도협회 임윤택 전무이사와 국기원 이근창 사무처장이 국기원 증•개축과 관련해 대화 도중에 시작된 하찮은 시비가 두 기구의 힘겨루기 사태로 확산됐다.

김창완 편집국장

양측은 이번 사태가 이렇게 걷잡을 새 없이 번지게 된 책임에 대해서도 상대에게 전가시키기에 급급해 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국기원과 서울시협회 양측 모두 해결방안을 내놓기보다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과거의 문제점까지 들추어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함은 물론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태권도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두 기구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임•직원들이 벌이는 작금의 행태를 보면 태권도계의 미래가 암울하기까지 하다. 양측의 이러한 힘겨루기로 태권도의 이미지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만큼 추락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사태를 해결하려는 태권도인들이 없다.

국기원은 이번 사태를 이 지경까지 오게 한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서울시태권도협회 대외협력단에서 인사권까지 들먹이며 국기원을 자극한 부분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를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끝없는 대화를 통해 그들을 설득시키려는 더 큰 노력이 필요했었다.

이러한 노력은 고사하고 국기원은 이미 서울시태권도협회 대외협력단을 배후에서 움직이는 임윤택 전무이사를 겨냥해 개인비리를 수집하는 등 국기원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게 사실(녹취록)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난 이후 서울시태권도협회 대외협력단은 국기원장 퇴진운동이 더 거세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명분도 챙긴 셈이 돼버렸다. 현재 서울시태권도협회 대외협력단은 국기원장 자택과 국기원장이 다니는 교회 앞에서 국기원장 퇴진시위를 벌이고 있다. 태권도의 치부를 태권도인들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사태가 심각한데도 국기원은 이사회조차도 열지 않고 있다. 이사회 개최가 곧 국기원장 퇴진을 뜻하는 것으로 판단해 이사회 소집을 무시하거나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기원장이 임명한 이사들이다. 그렇게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사회의 목적은 원장 퇴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작금의 사태와 같은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회의로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이사회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책임공방이 있을 수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는 속담이 있다. 다소의 장애가 있더라도,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은 하게 마련이라는 뜻이다. 책임공방이 있더라도 사태가 심각한 만큼 이사회 열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사회가 1년에 한 번 호텔에서 만나 식사나 하고 끝나는 것이라며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작금의 사태가 발생하기까지는 이사회 기능의 상실과 상근 임원들의 무능, 운영이사회의 유명무실이 큰 몫을 했다.

국기원 이사회. 언제까지 상실, 무능, 유명무실과 같은 부끄러운 꼬리표를 달고 다니려 하는가.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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