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제24대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선거가 치러질 올림픽파크텔 아테네홀.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김정길 전 회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KTA 회장을 선출하기 때문에 많은 태권도인들은 회장선출 과정과 선출된 회장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한 시간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했다.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들도 속속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김성태 후보(왼쪽)가 낙선한 후 태권도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총회 시간이 임박해지면서 김성태(부산광역시태권도협회장), 홍준표(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도 모습을 드러냈다. 회의가 시작됐고 이번 선출된 회장 임기를 놓고 대의원들 간의 가벼운 공방전이 펼쳐졌다. 결국 김정길 전 회장 잔여임기 7개월과 차기 임기 4년을 더해 2013년 1월 말까지 4년 7개월로 정해졌다.
이어 투표에 앞서 후보자들의 ‘출마의 변’을 듣는 순서. 기호 1번이 사퇴함에 따라 기호 2번 김성태 후보가 ‘출마의 변’을 힘차게 발표했다. 출마하게 된 배경과, 공약사항, 그동안 태권도계에서 자신이 이뤄낸 공적 등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자신을 알리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미 후보등록과 동시에 가장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친 김성태 회장은 공약과 약력을 담은 선거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준비된 대한태권도협회장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김성태 후보의 ‘출마의 변’ 발표가 끝나고, 기호 3번 홍준표 후보의 차례가 왔다. 그러나 기호 3번은 없었다. 몇몇 대의원들 표정에서는 순간 실망하는 모습도 보였다. 조영기 전남협회장이 출마의 변을 대신 읽었고 바로 투표에 들어갔다.
결과는 16대8로 홍준표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됐다.
투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본 김성태 후보는 모든 대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김성태 후보에게 기자가 한마디 부탁하자 “패자가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라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비록 패했지만 김성태 후보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멋있었다. 역대 후보들보다도 많이 준비했고, 대한태권도협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선거가 끝난 뒤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이전의 선거는 그야말로 이전투구로 인한 혼탁 그 자체였다. 이번은 김성태 후보가 패배를 인정함으로써 회장선거 사상 가장 순조롭게 끝났다.
성공한 기업인, 갈등과 반목으로 혼란했던 부산시태권도협회를 화합으로 이끈 자랑스러운 태권도인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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