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3일, 큰아들 경진이가 독일태권도협회(DTU)에서 실시하는 사범보수교육을 받고 트레이너 A 시험에 합격한 뒤 독일 고단자 심사에서 5단으로 승단했다. 작년에 둘째 경수가 트레이너 B 자격증을 취득하고 4단에 승단함으로써 이제는 슬하의 두 아들이 태권도 사범으로 확실한 발돋움을 한 셈이다.

곽금식 사범.

아버지로서 아들들이 사범으로 훌륭히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보니 흐뭇한 마음이었지만 이제는 다른 걱정거리가 생겨났다. 나이가 들어가는데 교제하는 여자친구도 없는 것 같으니 말이다. 독일 사회에서 태어나 성장해서 살고 있으니 한국 아가씨와 교제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가운데 나이는 들어가니 이것이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되었다.

비단 우리 부부만이 아니라 모든 한국교민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 아닐까. 2세들은 외모는 영락없이 한국인이지만 이곳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모든 교육을 이사회에서 받았기 때문에 사고방식이나 사회에 대한 이해는 현지인과 다름이 없다. 교포 2세는 한국에서 성장한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다. 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지 않은 곳의 2세들은 대체로 국제결혼을 하는 것이 예사지만 우리 아들들은 과연 어떻게 될지 아버지로서 고민이 되기도 하였다.

2004년 1월 14일, 왼쪽 무릎의 물렁뼈, 반월상연골판 파열로 인해 수술을 받았다. 수술 자체는 내시경을 통한 것이어서 어렵지 않고 간단한 편이었다. 입원할 필요도 없이 집으로 귀가하여 몸조리만 잘하면 그만이었다. 전신마취가 이루어지는 동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 수술이 끝난 후 깨어나니 옆에서 간호원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의사가 와서 수술은 정상적으로 끝났고 왼쪽 무릎 물렁뼈 안쪽에 약 2cm 금이 간 부분을 치료했다며 4주 경과 후에는 전과 같이 운동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앞으로 운동 시에 점프를 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하라고 경고하였다.

“아니, 직업이 태권도 사범인데 하루 5시간 운동을 하면서 점프를 못하게 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수술한 무릎은 보호대를 착용하세요. 그러면 보다 안전하고 운동 시에 무리가 덜 가게 됩니다.”

의사의 당부는 운동 시에 무리해서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병원에서는 상처가 곪지 않고 빨리 아물 수 있는 약을 처방해 주었다.

집에서 쉬는 동안 통원 치료를 받으면서 무릎은 점차 회복되었고 2주 후에는 다시 도복을 착용하고 조심스럽게 도장에 나갔다. 4주 후에는 의사 말대로 보호대를 착용하고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곽금식 사범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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