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루기에만 집중돼 있던 태권도경기에서 품새부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회도 많아지고 태권도 꿈나무들이 수련하는 일선도장에서도 겨루기 선수보다는 품새 선수를 양성하는 쪽을 더 선호하게 됐다.

품새부문의 청소년 선수들은 대부분 일선도장에서 양성된다. 아직 품새팀을 보유한 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리라아트고다.

겨루기부문 태권도팀으로는 이미 명문으로 소문난 리라아트고는 60명의 겨루기 선수들이 매년 서울시 대회는 물론 전국대회에서도 끊임없이 메달을 쏟아내고 있다. 훌륭한 선수들도 많이 배출했다.
 
리라아트고가 품새팀을 신설한 것은 지난 2006년. “품새부문의 확산 추세에 따라 선수들을 양성하고, 겨루기로 입학했으나 적응이 어려운 선수들을 수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품새팀을 만들게 됐습니다." 품새팀이 생긴 2006녀부터 감독을 맡은 권준태 교사는 이렇게 팀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 권준태(오른쪽) 감독과 안준록 코치.

권 감독을 도와 선수들을 지도하는 안준록(27) 코치도 팀 신설 때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10명으로 시작한 품새팀은 이듬해 3학년 4명이 모두 대학에 진학하는 성과를 얻었다. 그리고 매년 꾸준히 입상 전적이 늘었고 지금은 선수도 18명이나 된다.
 
아무리 태권도 선수라도 고교생 신분으로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대학 진학이다. 겨루기와 달리 품새 선수는 대학에서 특기생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없다. 품새대회 입상전적과 내신 성적을 고려해 합격자를 뽑는다. 그런 점에 유의해 학업에도 공을 들인 덕분에 리라아트고 품새 선수들은 성적도 높은 편이다. 권 감독은 정규수업은 물론 시험기간에는 선수들의 훈련시간을 줄여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품새 선수로 더 성장하려면 대학에 진학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성적이 중요합니다.”

대회 성적만큼 학교생활이나 성적을 중시하는 이 팀의 훈련시간은 하루 2시간 30분 정도. 수업이 끝나면 18명의 엘리트선수들이 모여서 운동하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더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 품새 선수 대부분이 태권도장에서 교육받는데 비해 학교에서 정식 팀으로 훈련한다는 데에도 선수들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리라아트도 초기 대회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2007년 석유경이 중고연맹회장기에서, 2008년에는 한국체대총장배대회에서 최귀현이 각각 금메달을 획득한 정도. 태권명문 체면에 겨우 한 해 금메달 하나씩이어서 실망하는 눈빛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리아오픈 단체전에서 남고부가 우승한데 이어 KTA회장배 대회에서는 단체전에서 남녀가 모두 1위에 올랐다. 권 감독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서 얻은 결과여서 자랑스럽다. 태권도를 비롯한 모든 일에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끈기 있게 노력했으면 한다”고 교사로서의 당부를 덧붙였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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