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대학교 진학은 그런 기회를 더 많이 잡아내고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대한민국 대학교 입학의 경쟁률이 높고 치열하다.

우리 태권도학과는 어떨까? 태권도학과는 더욱 치열하다. 혹자는 ‘성적이 되지 않으니 차라리 운동으로 대학을 가야지’ 라고 말한다. 그럼 성적이 나빠도 운동만 잘하면 태권도학과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인가? 돌대가리라도 운동만 잘해서 대학을 갈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대망태권도장 엄재영 관장

이런 논리는 지금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궤변이다.

유명 태권도학과에 진학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뒤 따라야 한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전국규모대회에 출전하고 그곳에서 치열하게 메달 경쟁을 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잦은 부상과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어디 그 뿐인가? 대학교 특성상 내신 반영률이 높다보니 평소 공부를 해놓지 않으면 수능을 아무리 잘 봐도 소용이 없다.

일반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나면 쉴 수 있지만 체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보통 1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치러지는 체대 실기시험을 준비해야만 한다. 뼈를 깎는 수련과 운동에 전념하는 이 두 달간 몸과 마음이 모두 부서진다. 게다가 성적 우수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 하면 불합격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하지만 합격의 열매는 무척 달콤하다. 수험생들이 대학에 입학을 시작으로 학문과 수련을 통해 국가대표도 되고 올림픽 메달도 따낼 수 있다. 체육계를 대표하는 인물이 되거나, 문대성과 같이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도 될 수 있다.

태권도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수련과정 속에서 인성을 기를 수 있게 한다. 겨루기를 하면서 폭력이 나쁘다는 것을 깨우치고, 겨눔의 타격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해하거나 공격하지 않은 참을성을 배우게 된다. 품새 수련 과정에서는 지구력과 깊은 사고력이 형성된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일선 관장들 대기업의 부장급보다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유만으로도 태권도 수련의 우수성을 가늠할 수 있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운동 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공부보다 더 어려운 것이 태권도다. 개인적으로 머리 나쁘면 태권도도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많은 청소년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태권도 사범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라고 가르친다.

태권도를 수련하는 학생들은 이런 노력의 과정을 겪으면서 훌륭한 태권도 인으로 성장할 것이다. 지도자들은 백년대계(百年大系)를 바라보는 교육을 해야 한다. 바로 앞이 아니라 숲 건너편 저 멀리를 보는 해안으로 입시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엄재영 관장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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