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 민중항쟁 추모기념 시장기 전국 남․녀 중․고등학교 태권도대회가 열리고 있는 광주 빛고을체육관. 대회 4일차 중등부 준결승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체육관 천장에 달린 조명등이 정전되었다.

갑작스레 벌어진 정전에 경기는 잠시 중단되었고, 경기운영본부측에서는 경기를 속개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때 장내 스피커에서 갑자기 ‘임을 위한 행진곡’이 나오기 시작했다. KTA 경기분과 김경일 위원장의 기지가 발휘된 순간.

정전 중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장내에 퍼지자 관중석의 선수들과 학부모들이 박수를 치며 호응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준결승 경기 중 갑작스런 정전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대회가 대회이니만큼 의미가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나오자 정전으로 잠시 웅성대던 빛고을경기장 관중석 한쪽에서는 박수를 치며 호응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대부분의 관중석에서 호응이 뒤따랐다. 물론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대부분이 1990년대 생으로 이 노래와 5․18 광주 민중항쟁의 의미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모두들 호응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연출되었다.

정전은 10분 만에 해결되었고, 선수들은 다시 메달을 향한 열전에 돌입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통일운동가 백기완의 시 ‘묏비나리’를 가사로 1980년대 만들어진 민중가요. 전두환 정권 당시에는 금지곡, 그리고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정부주관으로 5․18 기념식이 치러지면서 이후 추모곡으로 사용되어왔다. 또한 5.18민주화운동은 한국의 민주화에 큰 전기가 되었으며, 1980년대 이후 동아시아 국가들의 민주화를 이루는데 큰 영향을 끼친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그 기록물들이 지난해 5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되었다.

광주 5․18 민중항쟁 추모기념 시장기대회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섰던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 중․고등학교 태권도 유망주들을 발굴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1999년에 창설, 올해로 14회째를 맞고 있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양택진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