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경북 영천에서 열리는 제87회 전국체전 태권도 종목에서 개최도인 경북은 과연 몇 위(종합성적)를 할까?

그동안 전국체전 개최 시도의 성적을 봤을 때, 경북은 최소한 3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1위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그동안 종합성적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대한체육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체전를 주최한 시도는 대부분 5위 안에 들었다. 하위권을 맴돌다가도 전국체전을 개최하면 1-2위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 심판 판정 유리하게 작용

이유는 간단하다. 축구, 야구, 농구 등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이 태권도 역시 홈그라운드의 잇점이 경기 성적을 크게 좌우한다. 전국체전 개최 시도는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최대한 살려 의기양양하게 경기를 하고, 심판 판정도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기량이 엇비슷하면 개최 시도의 선수가 판정에서 유리하다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심판부 관계자들은 개최 시도와는 상관없이 공정하게 판정한다고 해명할 수 있지만, 이같은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태권도인은 거의 없다.

과거 KTA 심판위원장을 역임한 한 중진은 "X개도 자기 집에선 50점을 먹고 들어간다는 속언이 있듯이 아무래도 판정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 가산점 제도 - 시드 배정 혜택

전국체전을 개최한 시도의 종합 성적이 좋은 이유 중의 하나는 '가산점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김무천 KTA 운영부장은 "전국체전 개최 시도 선수들은 예선에서 탈락해도 기본 점수가 있다"고 말해 개최 시도에 인센티브(Incentive)가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최 시도에 인센티브를 주는 가산점 제도는 공정한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스포츠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만큼 하루빨리 개선해야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시드 배정(토너먼트 경기에서 성적이 우수한 선수나 팀이 예선부터 맞붙지 않게 대진표를 짜는 일)을 할 때, 전국체전 개최 시도의 선수들을 1번으로 배정하는 것도 개최 시도의 종합성적을 높이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경길 KTA 경기분과위원장은 '1번으로 시드 배정을 하면 부전승이 될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우수 선수 영입과 훈련 강화

전국체전을 개최한 시도는 안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투자의 한 방법은 돈으로 우수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특히 연고지를 쉽게 바꿀 수 있는 일반부 선수가 영입의 주요 타킷이다. 한 시도는 우수 선수 영입을 위해 1,000만원 이상을 투자하기도 한다.

이것은 성적 제일주의로 치닫고 있는 전국체전의 병폐라는 게 체육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위에서는 이런 실상에 대해 '전국체전 1회용 용병 선수'라고 일컫는다. 하지만 이런 폐단은 태권도에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이 밖에 훈련을 강화하는 것도 종합 성적을 올리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중론이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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