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연구소가 태권도 역사․ 정신 등 이념적 밑바탕의 정립을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기원 연구소가 밝힌 바에 따르면 다음 달 말 각계 전문가들을 패널로 초청한 가운데 세미나를 개최해 공론화 과정도 가질 계획이다.

태권도계의 여론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태권도 역사․ 정신에 대한 연구가 시급했던 만큼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에서라도 국기원이 연구소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는데 환영을 뜻을 나타냈다.

물론 일부 태권도계 학자들 사이에서는 연구 성과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태권도의 역사 ․ 정신이 제대로 정립될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지만 국기원이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국기원이 태권도 역사, 정신 정립에 대해 공론화 과정이 이뤄진 뒤에는 어떤 방법으로 연구결과를 홍보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태권도 역사․ 정신 정립 연구의 결과물이 아무리 완성도가 높아도 이를 태권도인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연구를 위한 연구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세계태권도학회, 대한태권도협회 등의 단체에서 태권도 역사 ․ 정신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어왔지만 연구실적으로만 그쳐왔다. 가장 큰 이유는 일선 태권도인들에게까지 연구물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기원은 연구 결과물을 일선 태권도인들은 물론 대중들에게까지 어떤 방법으로 홍보해야 할지, 후속조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연구 결과를 취합한 연구집 발간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태권도인들에게 연구집을 보급하는 것은 물론 태권도 관련 기구들과 협조해 국내외 체육계, 학계, 매스컴 등 일반 대중들에 이르기까지 태권도의 역사 ․ 정신에 대해 홍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기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각종 지도자 교육을 통해 연구를 진행한 연구원들이 직접 철저한 교육을 실시하고 지난해 발간한 태권도교본 수정증보판에도 요약본의 내용을 삽입해야 한다.

또한 다국어로 제작된 연구집을 발간, 세계태권도연맹(WTF) 소속 182개국과 국내외 태권도장 지도자들에게도 배포하는 거시적인 홍보방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국기원은 별도의 예산을 책정해 태권도 역사․ 정신 연구 홍보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실행에 옮겨야만 한다. 일시에 충분한 예산확보가 어렵다면 보급에 용이할 정도의 단가로 금액을 책정해 태권도교본과 같이 판매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

국기원이 '단증 장사'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는 잘못된 인식을 떨쳐버리고 진정한 세계태권도 본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태권도 학술연구 활동과 홍보에 더 많은 인력과 재원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국기원은 태권도 역사, 정신 정립 연구의 결실이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홍보를 통한 대중들의 인식 전환에서 성공여부가 좌우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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