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자체적인 개혁과 이에 대한 홍보 노력으로 지난해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 참가종목으로 결정됨으로써 올림픽무대 퇴출의 불안감을 떨쳐냈다.

하지만 태권도가 간신히 올림픽 참가종목 지위를 지켜냈다는 설들이 무성하고,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가라데의 위협도 만만치 않은 상태여서 아직도 안심할 때가 아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2016년 올림픽 참가종목이 결정되는 2009년 과테말라 IOC 총회까지 개혁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될 상황이다.

본지는 올해 WTF가 주최하는 국제대회가 끝난 시점에서 올림픽 참가종목 결정에 핵심사항으로 분류되는 심판, 경기규칙, 경기운영 등에 대해 점검하는 기획특집을 8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사진은 지난 7월 베트남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WTF 국제심판들의 모습.

WTF의 겨루기 국제심판 등급은 S급(Spacial급 ; 만 50세 이상, 1급 취득 10년 이상 된 자, 1급 자격 소지 후 10회 이상의 심판 경력 소지자), 1급(2급 취득 5년 이상 된 자, 2급 자격 소지 후 8회 이상의 심판 경력 소지자), 2급(3급 취득 3년 이상 된 자, 3급 자격 소지 후 5회 이상의 심판경력 소지자), 3급(P급 자격 소지자로서 국기원 4단 승단 시 승급, 국제심판 세미나(신규)에 참가해 시험에 합격한 자), P급(Primary급 ; 국기원 2단 또는 3단 보유자로서 국제심판 세미나(신규)에 참가해 시험에 합격한 자) 등 총 5단계로 구분돼 있다.

명예심판(3급 이상 자격 소지자, 자격취득 후 5년 이상 경과, 당해연도까지 연회비 완납)도 있지만 WTF가 주최 또는 승인한 국제대회의 심판선발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심판이라 할 수 없다.

WTF는 국제심판들의 제반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국제심판관리규정’에 의거 매년 12월말까지 1급 100달러, 2급 70달러, 3급과 P급 50달러(S급은 면제)를 국제심판들로부터 연회비 명목으로 받고 있다.

연회비를 완납한 국제심판만이 승급자격을 갖고, 3년 연속으로 납부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자격이 정지되기 때문에 심판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연회비 납부는 중요한 사항이다.

올해 WTF는 연회비가 현실적이지 않고 과다하게 책정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부터는 급수(S급 제외)와 상관없이 일제히 50달러만 받기로 결정하고, 이를 통보한 상태다.

현재 WTF가 파악하고 있는 겨루기 국제심판은 대략 3천여명. 내년 연회비 명목으로 개인당 50달러를 모두 거둬들인다면 총 15만달러(환율 1:950을 적용하면 한화로 1475만원)가 된다.

WTF는 국제심판들로부터 받아들인 연회비 대부분을 심판자격증 재발급 및 발송, 국제심판들에게 보내주고 있는 정기 간행물(매년 1회 발행하는 WTF TAEKWONDO)의 제작 및 발송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WTF가 국제심판들로부터 연회비를 받는 것에 나름대로의 명분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태권도와 같이 가입돼 있는 유도, 권투, 레슬링 등 투기종목의 국제경기단체(IF)들도 액수와 운영방식은 제각각 다르지만 국제심판들에게 일정액의 연회비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WTF의 국제심판 3천명이 모두 매년 연회비를 납부하고 있는지, 받은 연회비 사용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등의 상세내역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매년 연회비를 납부하는 국제심판들의 명단과 사용 세부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만 연회비에 대한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심판들의 처우개선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국제심판 관련 교육, 각종 국제대회를 위한 국제심판 선발이 보다 투명하게 이뤄져야만 한다.

적지 않은 수의 국제심판들이 WTF의 현행 각종 국제대회의 심판선발, 국제심판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심판들로부터 받아들이는 연회비에 대해 심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연회비제도를 국제심판들에게 이해시키지 못할 경우 연회비 제도를 폐지하고, 분실, 신규 재발급 등 자격증발급에 필요한 수수료를 해당 심판들에게 청구하는 한편 정기 간행물도 정기구독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하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홍철 기자
•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