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밥상머리 교육’은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웃어른들이 자녀들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지적해 주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일깨워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밥상머리 교육’이 일선 도장의 교육 지침으로 확대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당시 손성도씨(대구 우진체육관장)는 관원생들의 바른 품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시켜 주기 위해서는 학부모가 미처 하지 못한 밥상머리 교육을 일선 지도자들이 대신할 필요가 있다고 설파(說破)했습니다.

밥상머리 교육은 꼭 가정의 밥상머리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임재해 교수(안동대 민속학과)는 “침대에서 자는 것이 불편할 것 같으면 잠자리에 들 때마다 온돌방에서 요를 깔고 자는 것이 편안하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도 밥상머리 교육”이라며, 밥상머리 교육이란 의도적인 제도교육과 달리, 삶의 현장에서 그때 그때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생활 교육을 뜻한다고 말합니다.

임 교수는 밥상머리 교육에 대해 “생활 속의 자연스런 사례를 통해서, 그리고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배어들게 하는 교육으로, 요즘 말로 하면 현장교육이자 사회교육이며 생활교육”이라고 설명한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듯하면서도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알게 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아이들의 온 몸에 배어들게 하는 것이 밥상머리 교육의 특성이라는 게 그의 지론입니다.

이렇듯 밥상머리 교육은 특정한 공간 속에서 읽고 쓰고 외우는 일보다 가족과 함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의 방식을 익혀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비록 시험을 통해서 바른 생활 점수를 가늠하지 않아도 바른 생활의 실제를 터득하고 익혀서 익숙하도록 하는 것이 밥상머리 교육인 것입니다. 따라서 밥상머리 교육은 현장성과 사회성을 띨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테면 이렇습니다. 수련생들과 함께 있다가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이 나타나면 “사범님이 잘 아는 ○○○분이다, 인사 드려라”라며 현장에서 직접 어른들께 인사하는 법을 익히도록 합니다. 또 “○○○분께 왜 인사를 안 했니? 네가 인사를 안 하면 내가 생활예절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하지 않겠니?”하는 식으로 은근슬쩍 관원생의 잘못된 행실을 나무라면 그 효과는 금방 나타납니다. 또 “오늘 관장님이 ○○○분을 만났는데 너보고 인사성이 밝다고 칭찬하더라!”하며 칭찬을 하면, 이것이 밥상머리 교육이자 인간화 교육입니다.

평소 밥상머리 교육이 인간화 교육이라고 말하는 임 교수는 “사람을 사람답게 가르치는 것이 인간화 교육이고, 인성교육이다. 밥상머리 교육이 인간교육의 훌륭한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

임 교수의 이 같은 말에 일선 지도자들은 귀를 기울여볼만 합니다. ‘나는 관원생의 부모도 아니고 교육자도 아닌데, 내가 왜…’하며 뒤로 물러설 일이 아닙니다. 대다수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도장에 보내는 이유는 태권도 기술을 배우라는 의미도 있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과 올바른 품행을 가르쳐 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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