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출전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2]

금2, 동 1개를 따낸 한국 태권도의 실력은 관중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대부분 오랜 훈련을 통해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줬다. 특히 뒤후리기와 뒤차기 등 회전 발차기 기술의 성공률이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발차기와 주먹 공격을 조합한 다양한 공격패턴을 구사하는 데도 외국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질 게 없었다.

약점인 신체적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훈련도 잘 돼 있었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해 공격해 카운터 공격을 성공시키는 등 전략적 운영도 돋보였다. 최소한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그랬다.

하지만 개선의 과제도 남아있다.

일부 선수들은 지나치게 특정 기술과 전략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상대 선수가 이를 간파하고 새로운 전략을 들고나오면 효과적인 공격 방법을 찾기 어려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비교적 높은 기대를 받고 출전한 선수의 경우 심리적 압박에 취약한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고 있거나 전략이 먹혀들지 않을 경우 많이 나타났다. 이는 메이저대회 경험이 부족한 선수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따라서 전술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특히 체력 강화는 수백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날그날 순위가 가려지는 각종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체력은 필수다. 즉 장기적인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 경기 중 체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구력 훈련은 물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큰 경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심리훈련도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상대가 압박해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때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

모든 경기가 그러하듯 태권도 경기 또한 공격만으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방어 기술을 보완해 상대의 공격에 대비하고, 효과적인 카운터 공격을 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현일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는 “공격도 중요하지만 방어도 공격 못지않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태권도 선수의 공격 성공률과 방어율을 야구에서 타자의 타율과 투수의 방어율에 빗대서 방어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타자가 3할대 타율이면 굉장히 좋은 타자로 평가한다. 투수도 방어율이 1점대면 굉장히 좋은 투수지만 2점대 방어율 투수도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다”며 “태권도 선수들이 10번을 공격해 3번 이상 공격을 성공시키고, 상대 선수의 10번의 공격 중 8번 이상 막아낸다면 승리가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파리올림픽에 출전했던 4명의 선수는 뛰어난 기량과 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체력 관리와 공격 전술의 다양성, 심리적 안정성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개선한다면,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각종 메이저대회와 4년 뒤 벌어지는 LA 올림픽에서도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창건 올림픽 감독은 파리올림픽이 끝난 뒤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로 LA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창완 기자  chang23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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