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은 부모의 얼굴이며, 약속은 나의 재산이며, 바른말은 마음의 문이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봉정체육관의 관훈이다.

봉정체육관 관장이름은 길준태, 나이는 태권도 관장으로는 그리 많지 않은 서른일곱이다.

봉정체육관 길준태 관장

길 준태 관장은 지난 2008년 당시 40여명이던 봉정체육관을 인수했다. 자신의 스승인 충북협회 지민규 전무이사가 당시 운영했던 근처 체육관에서 6년 넘게 사범생활을 하며 배우고 익힌 도장경영 노하우를 가지고 갓 서른의 나이에 이 도장을 인수한 것이다.

봉정체육관은 봉정초등학교가 인접해있지만 아파트 밀집지역이 아닌 주택과 소규모 빌라들이 주를 이루는 지역으로 체육관 환경으로는 썩 좋은 지역이라고 보기 어려운 곳이다.

청주 서문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길준태 관장은 예전 충북태권도협회가 위치해 있던 청도체육관에서 8살부터 홀어머니 손에 이끌려 태권도를 시작했다. 청주 주성초등학교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운호중과 청주기계공고를 거치면서 전국대회 4강까지 오르는 등 웰터, 미들급에서는 나름 다크호스로 선수생활을 보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범을 거쳐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길준태 관장은 자신이 어릴 적 체육관 시절 무섭고 강압적이었던 당시 생활을 회상하며 어린 아이들은 항상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며 운동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철칙을 가지고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길 관장은 즐겁고 밝은 운동 환경이 학습능률을 올리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지난 6년간의 경험을 통해 익히 잘 알고 있다. 또한 15명으로 구성된 선수부 역시 성적위주가 아닌 취미와 자기성취로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기에 그 효과와 자기 만족도가 높다고 말한다.

봉정체육관은 모든 운동프로그램에 음악을 접목시키고 있다. 달리기와 줄넘기 등 기초운동을 할 때면 여지없이 음악이 나온다. 또한 음악 품새와 음악 발차기를 개발하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길 관장은 “일단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최신 음악을 아이들이 직접 선곡해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을 하게 되면 집중력을 더 높일 수 있고 즐겁게 능률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어린 관원들을 지도할 때 큰소리로 긴장하게하고 엄하게 하는 것이 지도하기는 쉬울지 몰라도 어린아이들이 느끼는 만족도는 많이 떨어진다. 재밌게 운동을 유도하며 그 효과는 배가 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음악이 운동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덧붙였다.

지도사범인 김재현, 박현진 사범들에게도 강조하는 것이 바로 체육관 환경이다. 봉정체육관 출신으로 태권도 지도자를 꿈꾸는 교육사범에게도 마찬가지다. 어린 아이들에게 항상 웃으면서 대화로써 관원들을 지도하도록 주문한다.

길 준태 관장은 체육관 안에서만 말 잘 듣는 모범 학생이 아닌 태권도 하는 아이들은 평상시에도 바르고 건강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것을 위해 길 관장은 대화를 통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선 가정통신문을 통해 부모님들이 인성심사를 하게하여 아이가 체육관에 불만이 무엇인지도 알아보고 상담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처음에 머뭇거리던 아이들도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면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고 아이들의 불만과 희망사항을 알 수 있게 된다.

봉정체육관의 지역 특성상 학부형과의 면담기회가 적다보니 더 많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기위해 많은 대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아이들에게 칭찬을 하면 아이들은 더욱 더 잘하려고 모습을 엿볼 수 있게 되며, 꾸준한 대화가 자칫 삐뚤어지기 쉬운 아이들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봉정체육관 아이들은 가끔 길 관장에게 “관장님! 저희가 30살이 되어도 이 체육관에 계실건가요? 우리 아들하고 체육관에 다니려고요.” 이렇게 묻곤 한다. 그럼 길 관장은 “백발 할아버지가 되어도 이 자리에 그대로 있을 때니까 걱정하지 말고 오래오래 태권도를 해라”고 항상 대답한다.

길 관장은 “처음 체육관을 개관했을 때는 세미나와 도장운영을 잘하는 곳을 무작정 따라 했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 이제는 체육관은 그 지역 환경에 맞는 도장 운영 방식이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청주지역 체육관들도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벤트 등 각종 마케팅 통한 도장 홍보는 생각도 않고 있다. 입소문을 통해 올바른 체육관으로 소문이 나길 바란다.” 며 “도복주고 장난감 주면서 까지 잘되는 체육관을 바라지 않는다. 현재 바우처도 못 받는 어려운 친구들은 뒤에서 회비를 받지 않고 있다. 내년에 결혼한 후에도 새벽에 택배를 하는 한이 있어도 원칙을 깨지는 않을 것이다.”고 소신을 밝힌다.

돈을 따라 다니는 변질된 지도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며 눈높이를 낮춰서 성장과 비만을 위주로 전문적인 유아 태권도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주변에 2관을 만들어 유치부를 독립시키길 희망하고 있다고 작은 포부를 밝힌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goodoo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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